월례강연북의 충격 발표, 어떻게 읽어야 할까?(2024.1.10)

2024-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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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신년특강
<북의 충격발표, 어떻게 읽어야 할까?>

_2024년 1월 10일 이연희 사무총장


“언제 전쟁이 나도 이상하지 않은”  “전쟁이 나지 않는 것이 이상한”

 ○ 2024년 한반도 정세

지난해 9.19 군사합의 무력화 선언(2023.10)  이후 안전핀이 제거된 접경지역의 군사적 긴장은 이제 전쟁이 나지 않는 것이 이상한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특히 북의 2023년 12월 31일 충격적인 전원회의 결정 발표 직후 NLL인근에서 잇달아 일어난 군사적 대응은 남측이 어떻게 움직이는지에 따라 건건이 대응하겠다는 북의 입장을 확인할 수 있는 사건이었습니다.

이에 이번 강연은 북의 전원회의 결정을 어떻게 읽어야 할지 분석강연으로 준비했습니다.
북의 이같은 충격 결정은 당면 군사적 긴장 뿐만 아니라 김정은시대 북한의 변화, 최근 3~4년 간의 남북관계와 북미관계, 최근 신냉전이라 불리는 국제정세를 종합적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시간이었습니다. 

○ 북 전원회의 결정 이해를 위한 몇가지 배경 이해

먼저 전원회의는 무엇인지, 이번 전원회의 결정을 정확히 읽기 위해 이해해야 할 것들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 2023.12.31. 보도된 8기 9차 중앙위 전원회의란?

먼저 북의 조선노동당의 최고지도기관은 '당대회'이다.  당대회에서는 중요한 노선을 결정하고, 이 노선을 집행해가는 기관인 당중앙위원회의 위원을 선출한다.

당대회는 해마다 개최되는 것은 아니고 현재는 5년에 한 번 개최하는것으로 되어 있다.  당대회와 당대회 사이에 당중앙위원회의 전원회의를 열게 된다.

북은 해마다 조선노동당 전체의 토론과 사업총화를 거쳐서 매해 평가와 새해 노선을 결정하는데, 발표하는 형식은 2013년~2019년에는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로 발표되었다. 2020년부터 현재까지는 조선노동당 중앙위 전원회의 결정서로 발표되고 있다.

*2021년 1월_  8차 당대회 (8기 중앙위원 139명, 후보위원 111명 선출)

*2023년 12월_  제8기 9차 중앙위원회 전원회의



▲ 사진으로 보는 김정은시대 북한의 변화 (2013~2020)

  ↑ 미래과학자거리와 려명거리. 북한의 랜드마크로 불리는 곳들로 대규모 건설사업을 통한 경제발전을 추진했다는 것을 알수 있다.  북의 과학기술중시와 친환경 지향도 곳곳에 보인다. 


  ↑ 세계 최대 규모 세포축산지구와 문수물놀이장, 과학기술전당. 북은 농축산업 기지 건설과 생활편의 및 휴양시설 건설 등 <인민경제 향상>을 꾀하고 있다.


  ↑ 평창올림픽 남북공동선수단이 훈련했던 마식령스키장과 원산-갈마 국제관광지구. 관광지구 건설을 통해 북은 세계와 소통하기 위한 준비를 해왔다.


  ↑ 북은 '핵무력 완성'을 선포한 한편, 사상 최초의 북미정상회담을 추진했다. 또 북러, 북중 정상회담 등 우호국과의 관계를 밀접히 하기 위핸 외교행보도 활발하게 벌려왔다. 



▲ 8차 당대회와 <정비보강전략>, <정면돌파전>

북미정상회담이 추진되는 가운데도 미국은 전 세계 유래없는 최악의 대북제재를 중단하지 않았다. 북은 북미관계 정상화를 위해  핵시험과 미사일발사 유예, 중단 등 승부수를 던지며 정상회담 등 대화와 협상을 적극적으로 진행했다. 그러나 하노이 노딜로 북미협상은 중단되고, 남북관계도 급속히 얼어붙었다.

한편 코로나19 팬데믹에 북은 선제적으로 국경을 봉쇄하고, 대외활동과 대외무역을 축소 및 중단했다.  2020년~2022년에는 3년 연속 집중호우로 극심한 자연재해까지 입게 되었다. 이에 북은 2021년 개최한 8차 당대회에서 <국가발전 5개년 계획>-2016년 5월 7차 당대회에서 발표-이 "미달됐다"고 평가하고, <정비보강전략>과 <정면돌파전>을 중요한 노선으로 결정, 발표했다.


 -정비보강전략 : 경제발전에서 그 어떤 외부적 영향에서 흔들림없이 원활하게 운영되도록 하겠다는 것, 즉, 봉쇄나 제재 등 외부요인이 아닌 주체적 원인을 찾고 정비보강전략을 세워 자력갱생, 자급자족으로 극복하겠다는 것.

북은 정비보강전략에 따라 인민경제부문에서 12개 중요고지를 선정했고, 이번 8기 9차 전원회의(2023.12.31)에서는 알곡 103%, 수산물 100%, 주택 109%, 전력 등 인민경제 중요고지에서 2023년 정비보강목표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보기드물게 이번 전원회의에서는 구체적 수치를 밝혔다. 


-정면돌파전_2019년 12월 열린 제7기 5차 전원회의에서 정면돌파전을 선포했다.하노이노딜 이후 악화되는 북미, 남북관계로 협상을 지속할 수 없다고 판단한 북은 북미 협상 중단을 선포한 것이다. 그러나 남북관계만큼은 2021년 1월까지 여지를 두었다. 남북관계에서는 "얼마든지 가까운 시일안에 북남관계가 다시 3년 전 봄날과 같이" 돌아갈 수도 있을 것, 북미관계에서는 "새로운 조미관계수립의 열쇠는 미국이 대조선적대시정책을 철회하는데 있고, 앞으로도 강대강, 선대선의 원칙에서 미국을 상대할 것"이라고 한 것이다.


그러나 결론은 모두가 아는바와 같이 북미협상은 실패로 끝났다. 그리고 2021년 바이든 취임과 2022년 윤석열 취임. 격화되는 미중경쟁과 2021~2023년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이 발발하며 신냉전이 격화되었다. 그리고 지난해 2023년 한일관계를 밀어붙인 윤석열 정부는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을 적극 추진했고, 한미, 한미일 군사협력은 완성되었다. 



▲  2021~2023년, 무슨 일이 벌어졌나? (8차 당대회 이후 8기 9차 중앙위 전원회의까지)



○ 2023년 12월 전원회의, 북이 던지는 메세지와 2024년 우리의 과제는?


1. 북의 통일정책은 폐기되었나?

○ 남북관계 결산 : 쓰라린 남북관계사

북의 입장은 갑자기일 수도 있지만, 그동안 지속적으로 언급해온 것들을 이번에 결론을 지은 것에 가깝다. 특히 2022년부터는 "남은 명백한 주적"이라고 여러차례 밝힌바 있다. 윤석열 정부가 북을 주적으로 선포하고 <정권붕괴>를 주장, 선동해 온 것은 사실이다. 또 민주 정부든 보수 정부든 <흡수통일>과 <체제통일>을 포기하지 않은 것 또한 부정하기 힘들다. 

북이 ‘대한민국은 반신불수의 기형체, 식민지 속국’이라고 밝힌 것은 더이상 남한정부와 더이상 책임있는 남북협상이 불가하다는 결론, 미국의 영향력아래에서 어떤 약속도 지켜지지 않는다는 경험에 기초한 것으로 보인다. 

북은  대남관계를 근본적으로 전환했다. 그리고 ‘적대적인 두 국가관계’, ‘교전국’ : 관련기구 정리개편, 헌법개정 추진, 한 민족이라는 개념 삭제, 경의선 북측구간 단절, 접경지역 연계 조건 분리, 3대헌장탑 철거 등의 조치들이 매우 단호하고 신속하게 진행되고 있다.


- 이와 같은 주장과 조치들을 볼 때 북의 <대남부문 근본적 방향 전환에 대한 노선>은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근본적 전환’으로 봐야 할 것이다.

-이전에는 남북간에 협상의 여지가 있었고 협상이 가능했던 정세이나, 지금은 국제정세를 보나 윤석열 정부의 특성을 보나 협상국면은 열리기 어렵다고 판단된다



2. 전쟁 전야의 정세, 어느 정도 강도인가?

○ 한미일 전쟁동맹 vs 북의 초강경 대응 -> 강도 높은 전쟁위기

북은 자신들의 안보환경을 ‘전쟁이 기정사실화’된 정세로 판단했으며, 어떤 도발에도 초강경대응 하겠다는 입장이다.


-2016년 7차당대회에서 북은 “평화적 방법과 비평화적 방법이 있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러가 이후 북은 협상에 방점을 찍고 활발한 대외관계를 구사해왔다. 2018년에는 남북미정상회담을 가졌다. 그러나 협상은 좌절을 겪고 북은 2020년 남북연락사무소를 폭파하고 남북관계를 대적관계로 전환한다고 선언했다. 2022년 10월부터는 군사 맞대응전략을 펼치며 2023년 핵대결이 격화되고, 9.19 군사합의 무력화 선언 이후 남북의 안전장치가 제거됐다. 

핵보유국간의 전면전은 쉽지 않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한미일 군사협력(전쟁수행을 위한)이 완성단계이고, 전략자산 전개와 훈련이 수시로 진행되고 있으며, 여기에 북의 초강경대응이 맞붙는 위기가 강도높게 계속될 것이다. 윤석열 정부의 모험적인 적대정책이 도화선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2023년 265일중 179일. 전쟁수행을 위한 군사훈련이 한반도에서 전개되었다.

세계최초로 미 핵잠수함인 켄터키함을 내부 시찰한 윤석열 대통령. 한미 핵협의그룹을 만들고 핵전략자산들을 수시로 한반도에 전개하고 있다. 사상최초로 미 핵전략폭격기인 B-52가 국내에 착륙하는 현장이 공개됐다. 한미일 군사훈련에는 일본 자위대와 다국적군까지 참가하고 있다.

북의 이런 결론은 윤석열정부 취임이후 수시로 전개된 미국의 핵 전략자산의 영향도 큰 것으로 보인다. 

북은 전원회의에서 핵위기 사태에 신속 대응 위해 군수공업, 우주개발, 선박공업, 무인 무장장비들과 전자전 수단, 로농적위군 등 만반의 준비를 하겠다는  <압도적 전쟁대응능력>과 국제적 규모의 반제 공동행동, 공동투쟁을 전개하겠다는 <대외사업 전략전술적 방침>을 자신들의 국가방위력 가속화를 위한 중대한 정책으로 결정했다.


- “언제 전쟁이 나도 이상하지 않은” 한반도가 아니라 “전쟁이 나지 않는 것이 이상한” 한반도가 되었다.





3. 우리의 역할은?

무엇보다 전쟁을 막아야 한다. 전쟁은 민족 공멸이고 절대 한 순간에 끝나지 않는다. 전쟁을 막기위한 평화의 목소리가 필요하다.

지금 대다수 언론은 북의 도발과 호전성에 집중하고 있다. 늘 북은 그래왔던 존재라고 취급하는 것이다. 그러나 대화를 전격적으로 추진해온 북이 지금에와서 왜 180도 다른 태도로 나오고 있는가를 살펴보는 일은 무척 중요하다.

한미일 군사동맹에  '맞대응'하겠다는 북, 현재 상황에서는 지난해부터 강도높게 진행해온 한미일 군사훈련, 다시 재개될 대북전단이 위험성을 불러올 가능성이 더 크다.

한미일 vs 북중러의 신냉전 구도가 강화되어 가운데, 전 세계적으로는 미국의 패권약화와 다극체제로의 이행이 뚜렷한 상황이다. ‘전쟁과 대결이 아니라 다른 선택이 가능할 것인가. 자주적인 입장에서 결단할 수 있는 정부를 가질 수 있는 것인가?’ 자주적인 정부와 이를 실현, 주도할 시민사회역량과 여론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