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례강연북한 농업정책과 식량사정

2023-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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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월례강연은 북바로알기 두번째 강연으로, 북의 농업정책과 식량사정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북한경제와 농업문제 전문가이신 동국대학교 DMZ평화센터 김일한 연구원님이 우리에게 다소 생경한 농업정책에 대해 차근차근 친절한 해설을 해주시고, 김정은시대 농업정책 변화를 짚어주셨습니다.

 

○ 식량증산에 진심인 나라, 북.

2023년 경제정책 기조를 살펴보면 식량증산에 관련한 정책이 올해 매우 중요하게 꼽히고 있다. 식량증산에 필수요소로 꼽을 수 있는 알곡, 질소비료, 수산물, 살림집 문제가 북의 2023년 경제정책에서 달성해야 한다고 한 <12개 고지>에 모두 포함되어 있다. 북은 식량문제를 최우선 정책과제로 꼽지 않은 적이 단 한번도 없다. 북은 산지가 80%인 나라이며, 20%의 땅에서 식량을 생산해야하는데 2500만 명을 먹여살려야 하며 이것을 자급자족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그래서 매년 식량문제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해왔다.


○ 언론의 반복되는 "북한 아사자 급증"보도, 정말인가?

-북한이 수십년만에 최악의 식량난을 겪고 있어 아사자가 급증했다거나 속출할 것이라는 보도들이 나왔다. 이 보도들은 국내발로 생산되고 외신으로 전파되고 이것이 다시 국내로 들어와 재생산되는 양상으로 반복되고 있다. 그러다가 식량난 완화에 대한 보도를 낸다. 아사자 보도 이후 약 두 달만의 일이다. 

언론은 식량난의 근거로 다섯가지를 얘기하고 있다. 식량난 완화의 근거로는 반대로 곡물류 수입 증가, 쌀가격 하락을 꼽는다.  

1.시장 쌀 가격 상승

2.식량 수입량 감소

3.비료 수입량 감소

4.식량 생산량 감소

5.시장 쌀 가격 상승요인: 국영 양곡판매소 운영


북한 식량상황에 대해 언론이 제대로 평가하고 있는지, 북한시장의 알곡(쌀, 밀가루, 옥수수) 가격 추이를 통계와 그래프를 통해 확인해보았다.

 

▲ 알곡(쌀 밀가루 옥수수) 가격 추이로 보는 식량난

 2022년 1월부터 2023년 4월까지 쌀과 옥수수가 30%가량 상승할 동안 밀가루는 97.7% 올랐다가 갑자기 67% 폭락했다.

북에서는 몇년전부터 밀가루 음식을 선호해 밀가루 가격이 쌀과 옥수수에 비해 급격히 올랐다. 식량난을 겪고 있다면 기호식품인 밀가루값만 급상승할 이유가 없이 모두 올랐을 것이다.

한편 국제 곡물가격도 최근 몇년간 급격히 올랐는데, 이는 코로나 펜데믹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이 절대적이다. 2020년 1월과 2023년 3월의 곡물가격을 비교해보면 ▲ 옥수수(362%), ▲ 쌀(중립종, 207%), ▲ 밀(127%) 상승했다.


▲ 자립경제의 역설 : 화학비료자급체계

식량증산의 핵심은 비료와 종자이다. 비료의 역할은 막대하다. 질소, 인, 칼륨, 그리고 이 세가지를 합한 복합비료 4가지 비료가 있다. 이중에 인과 칼륨은 동물의 분뇨 등 대체가 가능하며 알곡 성장에서 질소가 핵심이다. 북에서는 현재(작년까지) 질소비료만 생산하고 있다.

 

<석탄가스화 기반 질소비료 자립생산체계> : 북은 세계적으로 석탄가스로 질소비료를 만드는 유일한 나라다. 

자립경제, 자급자족을 강조하는 북에서는 자국의 풍부한 석탄자원으로 비료를 만들기 위해 오랫동안 애써왔다. 장기적으로는 인비료와 칼륨비료도 자국에 풍부하게 매장된 린회석, 카리장석, 하석 등을 기반으로 생산 가능하도록 공장들을 건설하고 있다.

국제 질소비료 산업은 생산 가격이 높은 석탄가스가 아닌 천연가스에 기반한 생산체계이고, 따라서 천연가스가 풍부한 러시아, 중국, 캐나다와 벨라루스 등이 주요 비료들의 주요수출국이다. 그런데 러-우 전쟁으로 비료도 글로벌 숏티지(공급 부족)를 겪고 있고, 국제비료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했다.

이러한 글로벌 숏티지 사태에서 질소비료 자립생산체계를 구축한 북의 자립경제의 역설이 빛을 발하고 있다. 러-우 전쟁의 영향으로 공급위기를 맞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비료수입량이 줄었다고 해서, 북이 식량난을 겪고 있다고 추정할 수는 없다.


▲ 식량생산량 추정의 왜곡

-아사자설을 내는 언론들에서는 북한의 식량생산량이 절대적으로 감소했다고 한다. 북한의 식량생산량을 추정하는 두 개의 기구인 FAO(세계식량기구)와 대한민국 농진청이 추정한 식량생산량의 추이를 살펴보았다. 2000년 대비 2022년 북의 식량생산량은 농진청 자료에 의하면 25% 증가, FAO에서는는 2021년 40%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FAO가 추정해온 식량생산량은 경사지/텃밭/수확후 손실분과 총생산량을 합쳐서 추정하는데, 이중 경사지와 텃밭 생산량을 2016~2017년부터 통계에서 제외했다. 북에서는 경사지 농지개발을 계속 독려하고 있고, 농장책임관리제 시행 이후 개인텃밭 생산규모도 꾸준히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되어, FAO의 추정이 매우 보수적으로 잡은 양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 식량증산을 위해 국가정책 다양화

-코로나 이후 최근 북에서는 식량문제 대응을 강화하며, 2020년~2022년 관련 법들을 제정/개정해왔다.

식량증산을 위해 농장책임관리제를 제도화하며 농업에서 경영과 분배의 자율성을 높이고 있다. 농자재 공급과 곡물생산 및 통계관리를 제도화하고, 농촌의 균형발전을 제도화하고 있다.

- 농업과학기술의 발전을 위해 연구기관들을 첨단화하고,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밀농사를 확대하고 옥수수를 축소하는 등의 영농정책도 펼치고 있다. 2022년에는 최대규모로 농기계 생산을 지원하고, 트랙터공장을 정비 준공했다.

-식량 다변화를 위한 정책들도 있다. 2021년 본격화된 육아정책에 따라 어린이용 유제품 증산 정책이 본격화됐고, 2019년 대규모 온실채소농장을 건설하기 시작해 함경북도, 함경남도, 평양시 등 거점 농장을 건설, 채소공급을 위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북의 식량문제 전망: 잠재력과 위협요인

- 대북제재와 무역축소, 자연재해 등의 리스크가 있긴 하지만 북은 "식량증산"을 위해 농업정책을 국가 최우선 과제로 유지하고 있다. 비료문제 해결을 위해 비료공장 건설을 계속하고 있으며, 농기계 지원도 강화하고 있다.

- 눈에 띄는 변화가 없는 것 같지만, 최소한 식량난을 겪고 있지는 않는 듯 하다. 조금씩 꾸준히 발전해가고 있는 북의 농업과 농업정책의 변화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