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월례강연
이해영 교수와 함께하는 <전쟁의 시대, 국제정치를 읽는 문법>
2024.05.23
요즘 겨레하나는 국제정치로 시야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2년 전 우크라이나를 시작으로 전 세계 곳곳에서 전쟁과 충돌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전 세계를 관리 통제해 온 미국의 세계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전쟁의 확산, 그리고 위태로운 한반도. 지금 격화되는 국제정세를 자국의 이익을 중심으로 해석하는 능력과 문법이 필요한 때입니다.
이해영 교수와 함께 지금 국제정치를 읽는 방법과 입장을 함께 배워봅니다.
며칠 전 이란 대통령이 사망했다. 아제르바이잔 공화국과의 국경지대에 있는 기즈 갈라시 댐 준공식에 참여하고 돌아가던 중 헬기추락사고였다. 대통령이 외무부장관을 데리고 갔는데 헬기 3대 중 대통령이 탄 헬기만 추락하고 나머지 2대는 무사히 귀환했다. 날씨도 안 좋은데 거기를 왜 갔는가? 하는 건 우리 언론이 거의 보도를 안했다. 아제르바이잔은 러시아와 이란 사이에 위치한 나라로, 친 이스라엘 국가로 알려져왔는데 최근 이란과 관계개선을 모색해왔고, 기즈 갈라시 댐 준공식에서 양국 정상이 만난 것은 관계 개선 노력의 정점으로 볼 수 있다. 그래서 그 날씨에 아제르바이잔 국경지대까지 간 것이다.
헬기사고가 났던 그날 밤, 모스크바에서는 밤 10시에 푸틴이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신임 국방장관, 해외정보국 국장, 푸틴의 특별보좌관 그리고 이란 모스크바 주재 이란 대사도 초청한 자리에서 무슨 일이 생겨도 모스크바는 이란을 지지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란은 정치시스템이 신정일치 체제이기 때문에 대통령은 2인자다. 최고 지도자는 하메네이 종교지도자다. 권력은 헌법에 따라 1부통령에게 이양되었는데, 서방은 종종 내란, 혼란이 일어날 것이라고 추측하지만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
우연인지 모르겠는데 지금 테러와 충돌이 중동지역에서 계속 발생하고 있다.
지난 3월에 모스크바에서 테러사건이 있었다. 테러의 범인은 중앙아시아에 있는 타지키스탄 출신의 용병들이었다. 테러범들은 돈을 벌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했는데, 자신들은 이슬람 무장세력 IS 의 지부인 호라산으로 밝혔으며 러시아 조사위는 러시아 국경을 넘을 때 우크라이나의 도움을 받은 것으로 파악했다.
지난 5월 15일에는 슬로바키아의 피코 총리가 총격을 받는 사건도 있었다. 처음 외신에는 '외로운늑대(이슬람 극단주의자 가운데 단독범행자들)' 소행이라고 했지만 지금은 그 뒤에 그룹이 있다는 것이 밝혀지고 있다. 슬로바키아는 NATO회원국으로 인구 540만 명에 달한다. 피코 총리는 지난해 4번째 재선에 성공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지원에 반해왔으며 취임 직후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지원안을 폐기하기도 했다.
1. 국제정치를 읽는 키워드 '다극화'
○ 외신 그대로 베끼는 국내 언론
지금 우크라이나 전쟁, 가자 전쟁, 홍해전쟁, 그리고 일촉즉발 위기까지 간 이란-이스라엘 무력분쟁, 아시아 남중국해, 동중국해, 한반도까지.
이미 진행 중인 전쟁이 3개, 거의 전쟁이라 볼 만한 분쟁이 하나, 대기중인 분쟁이 남중국해 동중국해 즉 대만이다. 동중국해는 지리적으로 서해 바다와 연결되어 있다. 생각보다 가깝다. 이렇게 가다가는 본격적인 3차 세계대전으로 가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다.
도대체 무슨 일인가? 왜 이런 전쟁들이 진행중이고 대기중인 전쟁들이 일어나는가? 이 부분에 대해서 한국은 거의 문맹수준이다. 우리나라 기사들은 거의 다 미국과 영국 뉴스를 100% 베낀 것이다. 지금까지 우크라이나 전쟁이 2년이 넘었는데 전쟁에 가까이 간 한국 기자는 한 명도 없다. 예를 들어 a 신문 기자가 취재를 했는데, 그 기사를 그대로 베껴서 b일보가 베끼면 한국에서는 이게 큰일 날 일이다. 그런데 뉴욕타임즈, 워싱턴 포스트는 그대로 베껴도 아무 양심의 가책도 느끼지 않고 문제제기도 하지 않는다.
영국은 러시아와 전통적으로 숙적이다. 반 러시아 정서가 세계에서 가장 강한 곳. 그런 정서를 그대로 베끼는 것은 위험하다. 우리는 러시아,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국가이고 영국과는 다른 정서, 다른 이익을 가지고 있다.
○ 글로벌 인지전(Cognitive Warfare) 의 전사들 : 외신 베끼는 국내 언론
나토의 새로운 전쟁개념이다. 심리전까지는 많이 들어봤을 텐데, 인지전은 일종의 인간의 잠재의식을 타켓팅으로 한다. 목표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내용 뿐만 아니라 생각하고 행동하는 방식을 바꾸는 것이다. 나토 리뷰(2021)에 따르면 인지전은 목표에 따라 단기간에서부터 수십년에 걸친 캠페인 형태로 진행된다. 국내정치에 대한 의구심을 주고, 민주적 절차를 전복하고, 시민 소요를 촉발하거나, 분리주의 운동을 선동한다.
뇌과학자들에 따르면 인간이 의식적으로 선택하는 것은 10%도 안된다고 말한다. 나머지는 무의식 잠재의식에 의해서 결정된다고 한다. 결국 인간의 태도,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인지전쟁, 인간의 잠재의식을 어떻게 자극할 것인가? 그 나라 대중들의 잠재의식을 누가 장악하는가? 하는 쟁탈전이다.
인지전쟁은 사실상 언론에 의해 수행되고 있고 그 타겟은 우리 국민들이다. 미국과 영국, 나토가 수행하는 인지전쟁의 타겟이 우리들이다. 그 에 앞장서고 있는 것이 외신을 베껴쓰는 조선일보부터 한겨레까지 모든 기자들, 조선일보와 한겨레가 외신을 베껴쓰는데는 차이가 없다. 베끼는 행위조차도 편향적이라는데 더 문제가 있다. 골고루 베끼면 좋을텐데 러시아 언론이 다 오픈되어 있어도 우리나라 기자들은 미국과 영국 언론만 베낀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이 모든 경향들은 '다극화' 한마디로 요약할 수 있다. 현 시기 국제정세 혹은 국제관계에 핵심적인 경향이자 어떤 한 쪽 의 전력이다.
'다극화'라는 코드를 가지고 국제관계를 풀이해보면 지금 일어나는 전쟁들이 고립적으로 일어난게 아니라 하나의 경향 속에 다 연결돼 있다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이것들을 연결 시켜준 것은 미국이다.
2. 중-러 정상회담, 규칙기반 vs 국제법
○ "규칙기반 국제질서"의 해체위기
CIA가 2월에 낸 보고서를 보면, "중국, 러시아, 이란이 국제 시스템의 규칙에 도전하고 있다", 즉 미국의 패권에 도전하고 있다고 써있다.
세 나라가 규칙기반 국제질서에 도전하는 악의 축이라고 규정한 것. ‘중-러-이란의 전략적 협력이 미국 외교의 악몽’이라고도 표현한다. 중국 러시아 이란, 여기에 북한까지 포함하면 유라시아 대륙에서 거대한 지정학적 전환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유라시아에서 거대한 체스판, 지정학적 대전환의 중심이 중-러-이란-북한이 되고 있다. 지금 벌어지는 이 체제의 변형과 진화는 매우 깊고 광범위하다. 거대한 체스판은 브레진스키 책이다. 유럽과 아시아-유라시아 대륙을 거대한 체스판으로 보고 21세기에도 미국이 패권국가로 남기 위해 유라시아에서 벌이는 전략을 체스게임에 비유한 책이다.
그런데 우리는 한마디도 하지 않는다. 대통령은 국제사회 나가서 '규칙기반 국제질서'를 이야기한다. 언론은 중러 정상회담의 내용이 아니라 어디 가서 뭘 먹었다만 보도 한다. 그 둘이 만나서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에 대해 분석기사가 없다.
○ 규칙기반 vs 국제법
중러가 이번에 만나서 '민주적 국제질서' '공정하고 민주적인 새로운 국제질서'를 말했다. 중-러 정상회담 공동성명 제목이 '신시대 포괄적·전략적 동반자 관계 심화'였다. 규칙기반 국제질서는 국제법보다 미국이 정한 규칙이 우선하는 국제질서다. 즉 미국이 주도하는 1극 체제다. 미국은 '미국식 규칙'을 말하고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이 만든 국제법'을 말하는 상황이다.
미국이 얼마전 미국내에 있는 러시아의 국유 자산인 러시아 중앙은행의 재산을 법원 판결도 없이 몰수했다. 금액은 약 60억 달러로 큰 금액은 아니다. 법원의 판결이 있어서 이 돈이 범죄 수익이거나 범죄에 이용된다는 증거가 있으면 법원의 판결로 몰수할 수 있다. 그런데 미국은 그냥 "내놔" 하고 몰수한 것이다. 그러니까 러시아도 자국내에 있는 미국의 재산을 몰수했다.
유럽은 러시아 자산을 몰수하면 자기들 자산도 몰수당하니까 유럽 내 러시아 돈에서 이자 수익만 몰수하겠다고 나섰다. 그리고 몰수한 돈을 우크라이나 재건에 쓰겠다고 한다. 정말 위험한 일을 뻔뻔하게 하고 있다. 지금 국제관계 제일 특징적인 것 중의 하나가 '내로남불'이다.
미국이 한국전쟁 때 파괴한 북한에 대해서 언제 물어준 적이 있나? 베트남, 아프카니스탄, 리비아 전쟁은 어떤가? 미국은 타국의 전쟁피해에 대해 물어준 적이 한번도 없다. 그런데 러시아에게는 물어줘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더블스탠다드 이중잣대다. 미국의 외교가 정당성을 잃어가는 건 처음 본다. 그만큼 패권 유지에 필사적으로 되었다는 이야기다. 미국이 정한 규칙을 이중잣대를 들이대며 국제법보다 우선해 적용해 미국 1극체제를 유지하려는 서방, '규칙기반 국제질서'는 해체위기에 직면해있다.
○ 중-러와 브릭스
러시아와 독일을 이어주는 에너지망, 노르트스트림을 미국이 파괴했다. 미국에게 러시아의 자원과 독일의 자본이 결합되는 건 지정학적으로 매우 큰 부담이 된다. 가스관이 폭발하고 가스 요금이 많게는 7배 올랐다. 독일의 제조업은 감당할 수 없고 제조업 생산시설의 1/3은 미국으로 가겠다고 한다. 미국 입장에서는 제조업이 하루아침에 일어나지 않으니, 프렌드 쇼어링 해서 투자를 유치하는 것이다. 미국 자국내 제조업은 활성화 되지만 돈 자본 기술 인력 등 유럽은 망가지는 것이다. 한국 생산시설도 가지고 들어오라고 미국이 하지 않는가.
재작년 정상회담때 한국기업은 대대적 투자를 하고 대통령은 노래를 불렀다. 인플레감축법으로 규제에 한국에 대한 고려는 없었다.
G7,G8에 대해 크게 생각하는데 브릭스가 작년에 골든 크로스로 추월해버렸다. 1인당 GDP는 미국이 높지만 구매력, 생산력은 이미 추월했다. 동남아에서도 중국의 포지션과 입김이 커졌다. 브릭스 국가의 결제 시스템 또는 화폐 통화와 관련해서 유닛 unit라는 결제 시스템을 발표했다. 탈달러 경향은 빠르게 진행될 것이다.
인권이 무기가 되듯 달러가 무기화, 정치화 되고 있다. 유닛을 만든 명분은 ‘비정치적인 탈정치적인 돈'이라는 점이다. 우리는 돈으로 정치게임 안한다는 뜻이다. 중-러 사이에 달러쓰지 않는다, 러시아- 인도 무역에서도 달러쓰지 않는다, 사우디-중국 무역에서도 달러를 쓰지 않는다. 아직 달러의 비중이 높지만 유닛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3. 우크라이나 전황과 러시아의 전법
○ 10년 전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과 러시아 특수작전
우크라이나 전쟁은 엄격히 이야기하면 이번 달이 10주년이 되는 달이다. 2014년 5월에 우크라이나 군이 돈바스를 공격(ATO -anti terror operation 테러방지작전)하면서 이른바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되었다. 우크라이나의 네오나치들조차 전쟁은 10년 전에 시작되었다 얘기한다. 네오나치들은 10년 전 민간인들을 상대로 한 돈바스 공격에 앞장섰다.
러시아는 '특수작전'이라고 한다. 네오나치, 테러리스트들을 척결하는 작전이 러시아의 특수군사작전이다. 2022년 2월에는 러시아 군이 SMO -special military operation 특수군사작전으로 공격했다. 그런데 우리는 러시아의 특수군사작전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되었다고 생각한다. 글로벌 인지전쟁의 타겟이 된 것이다.
전쟁은 엄격히 법률로 정해져 있다. 특수군사작전 → 테러방지작전 → 전쟁이다. 전쟁이 선포되었다면 닥치는대로 파괴할 것이다. 또한 총동원령이 떨어지고 모든 경제도 정지된다. 그런데 모스크바에 다녀온 사람들이 다 얘기한다. 이렇게 평화로울 수가 없다.
○ 땅따먹기 아닌 '소모전'
러시아의 이번 전쟁을 땅따먹기 영토싸움으로 보는 것이 가장 쉽게 범하는 오류다. 전쟁은 땅따먹기가 아니다. 전쟁의 본질은 '이익의 폭력적 충돌'이다. 그러므로 전쟁은 본질적으로 폭력적이다. 전쟁에서 적의 전투력을 파괴하면 땅은 저절로 온다. 러시아는 철저하게 자기 병력을 아끼고 우크라이나 병력(사실상 나토군)을 소모하는 전술을 쓰고 있다.
예를 들어 나폴레옹 전쟁 때 모스크바 상황을 생각해보면, 수도를 내주고 병력이 사라졌다. 나폴레옹이 모스크바를 탈환했다. 땅을 따먹었다. 그런데 아뿔싸, 아무것도 없다. 먹을 것도 없고, 사람도 없고. 쫄딱 굶다가 다시 돌아가려 한다. 이렇게 돌아갈 때 공격을 시작해서 끝까지 적의 전투력을 말살시키는 소모전을 하는 것이다. 러시아 고유의 어떤 전략 개념이 '소모전'이다.
지금 우크라이나 전황을 들여다보면 대도시인 하루코프에 공격을 시작했다. 그러니까 우크라이나군은 놀라서 남아있던 최정예 부대를 하루코프로 집결시킨다. 러시아군이 원하는 그대로 움직이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 여기에 들어간 군대들은 또 소모당한다. 소모가 일정정도 되면 이런 방식을 반복해 우크라이나군의 병력을 길게 늘려서 도마뱀 꼬리 자르듯이 쪼개서 약화시키는 것이다. 이것이 지금 러시아가 구사하고 있는 작전 개념이다.
이 전쟁의 군사적 목표는 돈바스를 완전히 '해방'시키는 것이다. 도네츠크, 루한스크, 자포리자, 헤르손 4곳은 이미 러시아 영토로 편입했고, 드레프강을 기준으로 우리의 '비무장지대'개념을 갖고와서 비무장지대화(UDZ)하겠다는 것이 러시아의 공식적인 입장이다. 안전지대를 확보하겠다는 이야기다. 벨고로드라는 도시에서 우크라이나군이 민간인지역에 포를 계속 쏘고 있는데, 그 간격을 넓혀서 포 사정거리를 떼놓으려는 것이다. 이런 개념에서 지금 하루코프에 공격을 시작한 것이고, 러시아가 예상한 그대로 우크라이나군이 움직이면서 소모전의 끝이 보이고 있다.
그런데, 만일 나토가 개입을 한다면 이 전쟁은 안 끝난다. 미국이 나토를 개입시키게 되면 3차대전이 일어날 수 있다. 이런 기미가 보이니까 푸틴이 "와라, 우리 전술핵 쓰겠다"라고 한 것이다. "전 지구상에 핵을 쏜 나라가 딱 하나 있는데, 심지어 두번이나 썼지 않았냐, 그런데 왜 우리는 안 쏠거라고 생각하나". 우크라이나 전쟁은 어떤 의미에서 본다면 '제1 다극화 전쟁'이라고 불러도 무방할 것이다.
4. 가자전쟁은 AI전쟁
하마스가 지난 2023년 10월 7일 작전을 개시했다. 이스라엘 인질 123명을 확보하려고 들어간 것이었다. 그 직후 이스라엘의 반격이 학살이 되어 지금까지 진행중이다. 이스라엘 인질 123명, 팔레스타인 인질은 최소 8천명이 넘는다. 이스라엘이 재판 없이 '행정구금'이라는 이름으로 붙잡혀있는 팔레스타인 인질이 최소 8천 명이다. 감방 돌리기를 해가며 구금을 연장하고 있다. 초법적 행위이며 식민지를 대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팔레스타인은 유엔 헌장 상 독립된 나라인데도 식민지처럼 어린이까지 아무나 잡아넣고 불법구금하면서 기저귀 채우고 수갑 채워서 쫙 눕혀놓았다. 이스라엘의 인권을 걱정하는 대한민국 언론은 이것에 대해서 한마디도 하지 않는다.
가자전쟁은 AI전쟁이다. 이스라엘이 어떤 사람이 하마스인지 아닌지 구분하는 AI 프로그램 이름이 "웨어이지대디(where is daddy?)"다. 숨어있는 하마스를 찾아내는 AI프로그램은 '가스펠(gaseupel, 복음)'이다. AI 빅데이터에는 하마스로 의심되는 1인 당 20명까지 죽여도 된다고 기입되어 있다. 하마스 사령관 급은 1명에 100명까지 민간인을 죽여도 좋다고 되어 있다. 그래서 이런 엄청난 사상률이 나오는 것이다. 팔레스타인 사상자는 10만명이 넘었고, 이스라엘은 1139명이다. 이 1139명 중의 대다수도 이스라엘 자국이 죽인 것이다. 이스라엘의 목표는 평화가 아니라 인종청소다.
5. 이란-이스라엘
예루살렘에 있는 이스라엘 국회(크네세트 )상공으로 이란의 미사일이 날고 있다. 2024.4.14에 개시된 이스라엘의 다마사커스 이란영사관 폭격에 대한 보복응징이었다. 75년만에, 역사상 처음으로 외부 미사일이 이스라엘 본토를 공격했다. 다층 방어망에도 불구하고 이란의 (구형)미사일은 이스라엘의 최요충 핵심기지에 방어망을 뚫고 명중했다. 날짜와 장소를 미리 알려주고 발사한 '약속대련'으로 보이지만, 서아시아의 신질서를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이란이 이스라엘 세군데를 미사일 공격했다. 그런데 우리 국내 기사들은 '아이언 돔이 드디어 해냈다' '다 막아냈다' 며 기뻐하고 있다. 왜 우리가 좋아할까? 아이언 돔은 헤즈볼라가 쏘는 단거리 미사일 방공막이다. 길어야 수십km 거리의 미사일을 막는 것. 이란은 2천 km나 떨어져 있다. 기자는 공부하지 않는다.
극초음속 미사일을 주의깊게 봐야 한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초음속 전투기보다 2배이상 빠르다. 회피 기동형 탄두를 장착해 요격이 사실상 불가능 하다. 방어수단도 없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게임체인저로 불리는데 러시아, 중국, 이란 그리고 북한이 가지고 있다. 예멘도 있다고 한다. 미국은 아직 개발 실험도 성공하지 못했다. 이란이 핵 가지는 건 시간문제, 유라시아 전체를 보면 러시아 중국 이란 북한까지 다 핵무장을 하고 있다.
6. 동아시아 : 대만
남중국해에서 미국-필리핀-호주 3자가 군사연습을 한다. 일종의 군사동맹 단계로 가는 중이다. 동중국해-우리에게는 서해바다다. 서해바다에서는 10년전부터 한미일이 합동 군사훈련을 하고 있다.
중-러의 제일 중요한 이슈중 하나가 에너지다. 중국의 약점, 에너지. 중국은 말라카 해협을 거쳐서 에너지를 수입힌다. 일대일로를 만들어 여기로 통과하고 있다. 이란 석유를 대부분 중국이 산다. 미국은 훼방놓는다. 여기를 차단하면 전쟁나는 것.. 일본으로 가던 석유를 말라카해협에서 차단해서 일본이 진주만을 공격한 역사가 있다. 전쟁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남중국해는 대만해협과 제주도 강정기지가 있다.
남중국해, 동중국해-대만에서 분쟁이 발생할 경우, 가장 많이 피해를 보는 나라 첫번째는 당사자인 대만 그다음이 한국이었다. 블룸버그 조사결과다. 대만에서 전쟁나면 1년 갈 거라고 예상하고 있다. 중국은 대만문제에 싸우지 않고 이기겠다는 개념이다. 그러나 참지는 않는다. 중국은 손자병법에 따르면 안싸운다는 의미는 전쟁을 하지 않고 이기겠다거나, 다 이겨놓고 싸우는 전략을 구사할 가능성이 높다.
7. 글로벌사우스의 부상
라틴아메리카는 이미 중국의 경제력이 거의 장악했다. 사헬지대는 사하라 사막 이남지역을 말한다. 이 지역의 프랑스군이 쫓겨나고 있다. 그 자리에 러시아 군이 들어오고 있다. 경제는 중국이 들어온다. 아프리카는 굉장히 큰 지역이다. 이 대륙안에 면적으로 보면 중국도 러시아도 다 들어간다. 아프리카에 불고 있는 반식민주의 바람은 새로운트렌드를 만들고 있다. ‘사헬국가동맹(Alliance des Etats du Sahel, 니제르, 말리 부르키나파소)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반식민주의 벨트가 구축되고 있는 것이다.
다극화 시대, 우리가 가야할 길은?
미국이 만들어놓은 규칙기반 국제질서는 끝나간다. 동아시아와 국제 정치 경제 판세가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한국을 '냉전의 고아'라고 했다. 지금은 다극화의 고아가 될 수도 있는 상황.
이전에는 '세계화'에 누구보다 빠르게 편승해 경제적 이점도 분명 있었다. 그러나 이대로 간다면 비전이 없다. 앞으로 국제관계는 날이 갈수록 중요해 질 것이다. 정치권력자들이 국제정치를 판독하지 못하고 계속 헛발질 하면 새로운 비전은 안나온다.
19세기 민중은 동학을 하고 양반 귀족은 개화파를 했는데 결국 못 만났다. 동학은 반외세 민족운동을 했고 귀족들은 일본에 올라탔다. 거대한 소용돌이에서 천하대세를 이용하고 활용하기 위해 제대로 읽어야 하는데 오히려 갈라져 버렸다.
지금 19세기 말 서세동점 그 때와 비교해 보면서 역사적 시야, 동시대의 세계 정세 판도 이 두 가지를 읽는 것은 너무나 중요하다.
끝
5월 월례강연
이해영 교수와 함께하는 <전쟁의 시대, 국제정치를 읽는 문법>
2024.05.23
요즘 겨레하나는 국제정치로 시야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2년 전 우크라이나를 시작으로 전 세계 곳곳에서 전쟁과 충돌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전 세계를 관리 통제해 온 미국의 세계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전쟁의 확산, 그리고 위태로운 한반도. 지금 격화되는 국제정세를 자국의 이익을 중심으로 해석하는 능력과 문법이 필요한 때입니다.
이해영 교수와 함께 지금 국제정치를 읽는 방법과 입장을 함께 배워봅니다.
며칠 전 이란 대통령이 사망했다. 아제르바이잔 공화국과의 국경지대에 있는 기즈 갈라시 댐 준공식에 참여하고 돌아가던 중 헬기추락사고였다. 대통령이 외무부장관을 데리고 갔는데 헬기 3대 중 대통령이 탄 헬기만 추락하고 나머지 2대는 무사히 귀환했다. 날씨도 안 좋은데 거기를 왜 갔는가? 하는 건 우리 언론이 거의 보도를 안했다. 아제르바이잔은 러시아와 이란 사이에 위치한 나라로, 친 이스라엘 국가로 알려져왔는데 최근 이란과 관계개선을 모색해왔고, 기즈 갈라시 댐 준공식에서 양국 정상이 만난 것은 관계 개선 노력의 정점으로 볼 수 있다. 그래서 그 날씨에 아제르바이잔 국경지대까지 간 것이다.
헬기사고가 났던 그날 밤, 모스크바에서는 밤 10시에 푸틴이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신임 국방장관, 해외정보국 국장, 푸틴의 특별보좌관 그리고 이란 모스크바 주재 이란 대사도 초청한 자리에서 무슨 일이 생겨도 모스크바는 이란을 지지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란은 정치시스템이 신정일치 체제이기 때문에 대통령은 2인자다. 최고 지도자는 하메네이 종교지도자다. 권력은 헌법에 따라 1부통령에게 이양되었는데, 서방은 종종 내란, 혼란이 일어날 것이라고 추측하지만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
우연인지 모르겠는데 지금 테러와 충돌이 중동지역에서 계속 발생하고 있다.
지난 3월에 모스크바에서 테러사건이 있었다. 테러의 범인은 중앙아시아에 있는 타지키스탄 출신의 용병들이었다. 테러범들은 돈을 벌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했는데, 자신들은 이슬람 무장세력 IS 의 지부인 호라산으로 밝혔으며 러시아 조사위는 러시아 국경을 넘을 때 우크라이나의 도움을 받은 것으로 파악했다.
지난 5월 15일에는 슬로바키아의 피코 총리가 총격을 받는 사건도 있었다. 처음 외신에는 '외로운늑대(이슬람 극단주의자 가운데 단독범행자들)' 소행이라고 했지만 지금은 그 뒤에 그룹이 있다는 것이 밝혀지고 있다. 슬로바키아는 NATO회원국으로 인구 540만 명에 달한다. 피코 총리는 지난해 4번째 재선에 성공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지원에 반해왔으며 취임 직후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지원안을 폐기하기도 했다.
1. 국제정치를 읽는 키워드 '다극화'
○ 외신 그대로 베끼는 국내 언론
지금 우크라이나 전쟁, 가자 전쟁, 홍해전쟁, 그리고 일촉즉발 위기까지 간 이란-이스라엘 무력분쟁, 아시아 남중국해, 동중국해, 한반도까지.
이미 진행 중인 전쟁이 3개, 거의 전쟁이라 볼 만한 분쟁이 하나, 대기중인 분쟁이 남중국해 동중국해 즉 대만이다. 동중국해는 지리적으로 서해 바다와 연결되어 있다. 생각보다 가깝다. 이렇게 가다가는 본격적인 3차 세계대전으로 가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다.
도대체 무슨 일인가? 왜 이런 전쟁들이 진행중이고 대기중인 전쟁들이 일어나는가? 이 부분에 대해서 한국은 거의 문맹수준이다. 우리나라 기사들은 거의 다 미국과 영국 뉴스를 100% 베낀 것이다. 지금까지 우크라이나 전쟁이 2년이 넘었는데 전쟁에 가까이 간 한국 기자는 한 명도 없다. 예를 들어 a 신문 기자가 취재를 했는데, 그 기사를 그대로 베껴서 b일보가 베끼면 한국에서는 이게 큰일 날 일이다. 그런데 뉴욕타임즈, 워싱턴 포스트는 그대로 베껴도 아무 양심의 가책도 느끼지 않고 문제제기도 하지 않는다.
영국은 러시아와 전통적으로 숙적이다. 반 러시아 정서가 세계에서 가장 강한 곳. 그런 정서를 그대로 베끼는 것은 위험하다. 우리는 러시아,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국가이고 영국과는 다른 정서, 다른 이익을 가지고 있다.
○ 글로벌 인지전(Cognitive Warfare) 의 전사들 : 외신 베끼는 국내 언론
나토의 새로운 전쟁개념이다. 심리전까지는 많이 들어봤을 텐데, 인지전은 일종의 인간의 잠재의식을 타켓팅으로 한다. 목표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내용 뿐만 아니라 생각하고 행동하는 방식을 바꾸는 것이다. 나토 리뷰(2021)에 따르면 인지전은 목표에 따라 단기간에서부터 수십년에 걸친 캠페인 형태로 진행된다. 국내정치에 대한 의구심을 주고, 민주적 절차를 전복하고, 시민 소요를 촉발하거나, 분리주의 운동을 선동한다.
뇌과학자들에 따르면 인간이 의식적으로 선택하는 것은 10%도 안된다고 말한다. 나머지는 무의식 잠재의식에 의해서 결정된다고 한다. 결국 인간의 태도,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인지전쟁, 인간의 잠재의식을 어떻게 자극할 것인가? 그 나라 대중들의 잠재의식을 누가 장악하는가? 하는 쟁탈전이다.
인지전쟁은 사실상 언론에 의해 수행되고 있고 그 타겟은 우리 국민들이다. 미국과 영국, 나토가 수행하는 인지전쟁의 타겟이 우리들이다. 그 에 앞장서고 있는 것이 외신을 베껴쓰는 조선일보부터 한겨레까지 모든 기자들, 조선일보와 한겨레가 외신을 베껴쓰는데는 차이가 없다. 베끼는 행위조차도 편향적이라는데 더 문제가 있다. 골고루 베끼면 좋을텐데 러시아 언론이 다 오픈되어 있어도 우리나라 기자들은 미국과 영국 언론만 베낀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이 모든 경향들은 '다극화' 한마디로 요약할 수 있다. 현 시기 국제정세 혹은 국제관계에 핵심적인 경향이자 어떤 한 쪽 의 전력이다.
'다극화'라는 코드를 가지고 국제관계를 풀이해보면 지금 일어나는 전쟁들이 고립적으로 일어난게 아니라 하나의 경향 속에 다 연결돼 있다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이것들을 연결 시켜준 것은 미국이다.
2. 중-러 정상회담, 규칙기반 vs 국제법
○ "규칙기반 국제질서"의 해체위기
CIA가 2월에 낸 보고서를 보면, "중국, 러시아, 이란이 국제 시스템의 규칙에 도전하고 있다", 즉 미국의 패권에 도전하고 있다고 써있다.
세 나라가 규칙기반 국제질서에 도전하는 악의 축이라고 규정한 것. ‘중-러-이란의 전략적 협력이 미국 외교의 악몽’이라고도 표현한다. 중국 러시아 이란, 여기에 북한까지 포함하면 유라시아 대륙에서 거대한 지정학적 전환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유라시아에서 거대한 체스판, 지정학적 대전환의 중심이 중-러-이란-북한이 되고 있다. 지금 벌어지는 이 체제의 변형과 진화는 매우 깊고 광범위하다. 거대한 체스판은 브레진스키 책이다. 유럽과 아시아-유라시아 대륙을 거대한 체스판으로 보고 21세기에도 미국이 패권국가로 남기 위해 유라시아에서 벌이는 전략을 체스게임에 비유한 책이다.
그런데 우리는 한마디도 하지 않는다. 대통령은 국제사회 나가서 '규칙기반 국제질서'를 이야기한다. 언론은 중러 정상회담의 내용이 아니라 어디 가서 뭘 먹었다만 보도 한다. 그 둘이 만나서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에 대해 분석기사가 없다.
○ 규칙기반 vs 국제법
중러가 이번에 만나서 '민주적 국제질서' '공정하고 민주적인 새로운 국제질서'를 말했다. 중-러 정상회담 공동성명 제목이 '신시대 포괄적·전략적 동반자 관계 심화'였다. 규칙기반 국제질서는 국제법보다 미국이 정한 규칙이 우선하는 국제질서다. 즉 미국이 주도하는 1극 체제다. 미국은 '미국식 규칙'을 말하고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이 만든 국제법'을 말하는 상황이다.
미국이 얼마전 미국내에 있는 러시아의 국유 자산인 러시아 중앙은행의 재산을 법원 판결도 없이 몰수했다. 금액은 약 60억 달러로 큰 금액은 아니다. 법원의 판결이 있어서 이 돈이 범죄 수익이거나 범죄에 이용된다는 증거가 있으면 법원의 판결로 몰수할 수 있다. 그런데 미국은 그냥 "내놔" 하고 몰수한 것이다. 그러니까 러시아도 자국내에 있는 미국의 재산을 몰수했다.
유럽은 러시아 자산을 몰수하면 자기들 자산도 몰수당하니까 유럽 내 러시아 돈에서 이자 수익만 몰수하겠다고 나섰다. 그리고 몰수한 돈을 우크라이나 재건에 쓰겠다고 한다. 정말 위험한 일을 뻔뻔하게 하고 있다. 지금 국제관계 제일 특징적인 것 중의 하나가 '내로남불'이다.
미국이 한국전쟁 때 파괴한 북한에 대해서 언제 물어준 적이 있나? 베트남, 아프카니스탄, 리비아 전쟁은 어떤가? 미국은 타국의 전쟁피해에 대해 물어준 적이 한번도 없다. 그런데 러시아에게는 물어줘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더블스탠다드 이중잣대다. 미국의 외교가 정당성을 잃어가는 건 처음 본다. 그만큼 패권 유지에 필사적으로 되었다는 이야기다. 미국이 정한 규칙을 이중잣대를 들이대며 국제법보다 우선해 적용해 미국 1극체제를 유지하려는 서방, '규칙기반 국제질서'는 해체위기에 직면해있다.
○ 중-러와 브릭스
러시아와 독일을 이어주는 에너지망, 노르트스트림을 미국이 파괴했다. 미국에게 러시아의 자원과 독일의 자본이 결합되는 건 지정학적으로 매우 큰 부담이 된다. 가스관이 폭발하고 가스 요금이 많게는 7배 올랐다. 독일의 제조업은 감당할 수 없고 제조업 생산시설의 1/3은 미국으로 가겠다고 한다. 미국 입장에서는 제조업이 하루아침에 일어나지 않으니, 프렌드 쇼어링 해서 투자를 유치하는 것이다. 미국 자국내 제조업은 활성화 되지만 돈 자본 기술 인력 등 유럽은 망가지는 것이다. 한국 생산시설도 가지고 들어오라고 미국이 하지 않는가.
재작년 정상회담때 한국기업은 대대적 투자를 하고 대통령은 노래를 불렀다. 인플레감축법으로 규제에 한국에 대한 고려는 없었다.
G7,G8에 대해 크게 생각하는데 브릭스가 작년에 골든 크로스로 추월해버렸다. 1인당 GDP는 미국이 높지만 구매력, 생산력은 이미 추월했다. 동남아에서도 중국의 포지션과 입김이 커졌다. 브릭스 국가의 결제 시스템 또는 화폐 통화와 관련해서 유닛 unit라는 결제 시스템을 발표했다. 탈달러 경향은 빠르게 진행될 것이다.
인권이 무기가 되듯 달러가 무기화, 정치화 되고 있다. 유닛을 만든 명분은 ‘비정치적인 탈정치적인 돈'이라는 점이다. 우리는 돈으로 정치게임 안한다는 뜻이다. 중-러 사이에 달러쓰지 않는다, 러시아- 인도 무역에서도 달러쓰지 않는다, 사우디-중국 무역에서도 달러를 쓰지 않는다. 아직 달러의 비중이 높지만 유닛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3. 우크라이나 전황과 러시아의 전법
○ 10년 전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과 러시아 특수작전
우크라이나 전쟁은 엄격히 이야기하면 이번 달이 10주년이 되는 달이다. 2014년 5월에 우크라이나 군이 돈바스를 공격(ATO -anti terror operation 테러방지작전)하면서 이른바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되었다. 우크라이나의 네오나치들조차 전쟁은 10년 전에 시작되었다 얘기한다. 네오나치들은 10년 전 민간인들을 상대로 한 돈바스 공격에 앞장섰다.
러시아는 '특수작전'이라고 한다. 네오나치, 테러리스트들을 척결하는 작전이 러시아의 특수군사작전이다. 2022년 2월에는 러시아 군이 SMO -special military operation 특수군사작전으로 공격했다. 그런데 우리는 러시아의 특수군사작전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되었다고 생각한다. 글로벌 인지전쟁의 타겟이 된 것이다.
전쟁은 엄격히 법률로 정해져 있다. 특수군사작전 → 테러방지작전 → 전쟁이다. 전쟁이 선포되었다면 닥치는대로 파괴할 것이다. 또한 총동원령이 떨어지고 모든 경제도 정지된다. 그런데 모스크바에 다녀온 사람들이 다 얘기한다. 이렇게 평화로울 수가 없다.
○ 땅따먹기 아닌 '소모전'
러시아의 이번 전쟁을 땅따먹기 영토싸움으로 보는 것이 가장 쉽게 범하는 오류다. 전쟁은 땅따먹기가 아니다. 전쟁의 본질은 '이익의 폭력적 충돌'이다. 그러므로 전쟁은 본질적으로 폭력적이다. 전쟁에서 적의 전투력을 파괴하면 땅은 저절로 온다. 러시아는 철저하게 자기 병력을 아끼고 우크라이나 병력(사실상 나토군)을 소모하는 전술을 쓰고 있다.
예를 들어 나폴레옹 전쟁 때 모스크바 상황을 생각해보면, 수도를 내주고 병력이 사라졌다. 나폴레옹이 모스크바를 탈환했다. 땅을 따먹었다. 그런데 아뿔싸, 아무것도 없다. 먹을 것도 없고, 사람도 없고. 쫄딱 굶다가 다시 돌아가려 한다. 이렇게 돌아갈 때 공격을 시작해서 끝까지 적의 전투력을 말살시키는 소모전을 하는 것이다. 러시아 고유의 어떤 전략 개념이 '소모전'이다.
지금 우크라이나 전황을 들여다보면 대도시인 하루코프에 공격을 시작했다. 그러니까 우크라이나군은 놀라서 남아있던 최정예 부대를 하루코프로 집결시킨다. 러시아군이 원하는 그대로 움직이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 여기에 들어간 군대들은 또 소모당한다. 소모가 일정정도 되면 이런 방식을 반복해 우크라이나군의 병력을 길게 늘려서 도마뱀 꼬리 자르듯이 쪼개서 약화시키는 것이다. 이것이 지금 러시아가 구사하고 있는 작전 개념이다.
이 전쟁의 군사적 목표는 돈바스를 완전히 '해방'시키는 것이다. 도네츠크, 루한스크, 자포리자, 헤르손 4곳은 이미 러시아 영토로 편입했고, 드레프강을 기준으로 우리의 '비무장지대'개념을 갖고와서 비무장지대화(UDZ)하겠다는 것이 러시아의 공식적인 입장이다. 안전지대를 확보하겠다는 이야기다. 벨고로드라는 도시에서 우크라이나군이 민간인지역에 포를 계속 쏘고 있는데, 그 간격을 넓혀서 포 사정거리를 떼놓으려는 것이다. 이런 개념에서 지금 하루코프에 공격을 시작한 것이고, 러시아가 예상한 그대로 우크라이나군이 움직이면서 소모전의 끝이 보이고 있다.
그런데, 만일 나토가 개입을 한다면 이 전쟁은 안 끝난다. 미국이 나토를 개입시키게 되면 3차대전이 일어날 수 있다. 이런 기미가 보이니까 푸틴이 "와라, 우리 전술핵 쓰겠다"라고 한 것이다. "전 지구상에 핵을 쏜 나라가 딱 하나 있는데, 심지어 두번이나 썼지 않았냐, 그런데 왜 우리는 안 쏠거라고 생각하나". 우크라이나 전쟁은 어떤 의미에서 본다면 '제1 다극화 전쟁'이라고 불러도 무방할 것이다.
4. 가자전쟁은 AI전쟁
하마스가 지난 2023년 10월 7일 작전을 개시했다. 이스라엘 인질 123명을 확보하려고 들어간 것이었다. 그 직후 이스라엘의 반격이 학살이 되어 지금까지 진행중이다. 이스라엘 인질 123명, 팔레스타인 인질은 최소 8천명이 넘는다. 이스라엘이 재판 없이 '행정구금'이라는 이름으로 붙잡혀있는 팔레스타인 인질이 최소 8천 명이다. 감방 돌리기를 해가며 구금을 연장하고 있다. 초법적 행위이며 식민지를 대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팔레스타인은 유엔 헌장 상 독립된 나라인데도 식민지처럼 어린이까지 아무나 잡아넣고 불법구금하면서 기저귀 채우고 수갑 채워서 쫙 눕혀놓았다. 이스라엘의 인권을 걱정하는 대한민국 언론은 이것에 대해서 한마디도 하지 않는다.
가자전쟁은 AI전쟁이다. 이스라엘이 어떤 사람이 하마스인지 아닌지 구분하는 AI 프로그램 이름이 "웨어이지대디(where is daddy?)"다. 숨어있는 하마스를 찾아내는 AI프로그램은 '가스펠(gaseupel, 복음)'이다. AI 빅데이터에는 하마스로 의심되는 1인 당 20명까지 죽여도 된다고 기입되어 있다. 하마스 사령관 급은 1명에 100명까지 민간인을 죽여도 좋다고 되어 있다. 그래서 이런 엄청난 사상률이 나오는 것이다. 팔레스타인 사상자는 10만명이 넘었고, 이스라엘은 1139명이다. 이 1139명 중의 대다수도 이스라엘 자국이 죽인 것이다. 이스라엘의 목표는 평화가 아니라 인종청소다.
5. 이란-이스라엘
예루살렘에 있는 이스라엘 국회(크네세트 )상공으로 이란의 미사일이 날고 있다. 2024.4.14에 개시된 이스라엘의 다마사커스 이란영사관 폭격에 대한 보복응징이었다. 75년만에, 역사상 처음으로 외부 미사일이 이스라엘 본토를 공격했다. 다층 방어망에도 불구하고 이란의 (구형)미사일은 이스라엘의 최요충 핵심기지에 방어망을 뚫고 명중했다. 날짜와 장소를 미리 알려주고 발사한 '약속대련'으로 보이지만, 서아시아의 신질서를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이란이 이스라엘 세군데를 미사일 공격했다. 그런데 우리 국내 기사들은 '아이언 돔이 드디어 해냈다' '다 막아냈다' 며 기뻐하고 있다. 왜 우리가 좋아할까? 아이언 돔은 헤즈볼라가 쏘는 단거리 미사일 방공막이다. 길어야 수십km 거리의 미사일을 막는 것. 이란은 2천 km나 떨어져 있다. 기자는 공부하지 않는다.
극초음속 미사일을 주의깊게 봐야 한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초음속 전투기보다 2배이상 빠르다. 회피 기동형 탄두를 장착해 요격이 사실상 불가능 하다. 방어수단도 없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게임체인저로 불리는데 러시아, 중국, 이란 그리고 북한이 가지고 있다. 예멘도 있다고 한다. 미국은 아직 개발 실험도 성공하지 못했다. 이란이 핵 가지는 건 시간문제, 유라시아 전체를 보면 러시아 중국 이란 북한까지 다 핵무장을 하고 있다.
6. 동아시아 : 대만
남중국해에서 미국-필리핀-호주 3자가 군사연습을 한다. 일종의 군사동맹 단계로 가는 중이다. 동중국해-우리에게는 서해바다다. 서해바다에서는 10년전부터 한미일이 합동 군사훈련을 하고 있다.
중-러의 제일 중요한 이슈중 하나가 에너지다. 중국의 약점, 에너지. 중국은 말라카 해협을 거쳐서 에너지를 수입힌다. 일대일로를 만들어 여기로 통과하고 있다. 이란 석유를 대부분 중국이 산다. 미국은 훼방놓는다. 여기를 차단하면 전쟁나는 것.. 일본으로 가던 석유를 말라카해협에서 차단해서 일본이 진주만을 공격한 역사가 있다. 전쟁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남중국해는 대만해협과 제주도 강정기지가 있다.
남중국해, 동중국해-대만에서 분쟁이 발생할 경우, 가장 많이 피해를 보는 나라 첫번째는 당사자인 대만 그다음이 한국이었다. 블룸버그 조사결과다. 대만에서 전쟁나면 1년 갈 거라고 예상하고 있다. 중국은 대만문제에 싸우지 않고 이기겠다는 개념이다. 그러나 참지는 않는다. 중국은 손자병법에 따르면 안싸운다는 의미는 전쟁을 하지 않고 이기겠다거나, 다 이겨놓고 싸우는 전략을 구사할 가능성이 높다.
7. 글로벌사우스의 부상
라틴아메리카는 이미 중국의 경제력이 거의 장악했다. 사헬지대는 사하라 사막 이남지역을 말한다. 이 지역의 프랑스군이 쫓겨나고 있다. 그 자리에 러시아 군이 들어오고 있다. 경제는 중국이 들어온다. 아프리카는 굉장히 큰 지역이다. 이 대륙안에 면적으로 보면 중국도 러시아도 다 들어간다. 아프리카에 불고 있는 반식민주의 바람은 새로운트렌드를 만들고 있다. ‘사헬국가동맹(Alliance des Etats du Sahel, 니제르, 말리 부르키나파소)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반식민주의 벨트가 구축되고 있는 것이다.
다극화 시대, 우리가 가야할 길은?
미국이 만들어놓은 규칙기반 국제질서는 끝나간다. 동아시아와 국제 정치 경제 판세가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한국을 '냉전의 고아'라고 했다. 지금은 다극화의 고아가 될 수도 있는 상황.
이전에는 '세계화'에 누구보다 빠르게 편승해 경제적 이점도 분명 있었다. 그러나 이대로 간다면 비전이 없다. 앞으로 국제관계는 날이 갈수록 중요해 질 것이다. 정치권력자들이 국제정치를 판독하지 못하고 계속 헛발질 하면 새로운 비전은 안나온다.
19세기 민중은 동학을 하고 양반 귀족은 개화파를 했는데 결국 못 만났다. 동학은 반외세 민족운동을 했고 귀족들은 일본에 올라탔다. 거대한 소용돌이에서 천하대세를 이용하고 활용하기 위해 제대로 읽어야 하는데 오히려 갈라져 버렸다.
지금 19세기 말 서세동점 그 때와 비교해 보면서 역사적 시야, 동시대의 세계 정세 판도 이 두 가지를 읽는 것은 너무나 중요하다.
끝